1. 국제유가,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
WTI 선물 정산가 (배럴당 달러)
미국 기름값의 기준인 서부텍사스산 원유(WTI)가 16일 배럴당 101.4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.[1] 하루 새 3.5% 오르며 7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한 주 동안 10% 넘게 뛰었습니다.[1] 유럽 기준 원유인 브렌트유도 장중 110달러를 찍은 뒤 109.86달러로 마감해 한 주 동안 5% 가까이 올랐습니다.[1]
가장 큰 불씨는 중동입니다.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 수출을 막으려고 배를 공격하고 있습니다. 11일 이후에만 유조선과 화물선이 최소 9척 공격받았고, 14일에는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이 가라앉았습니다.[1] 14일까지 한 주 동안 해협을 지난 원유는 하루 940만 배럴로 전쟁 전 평균의 약 70%였습니다. 9월에 전쟁 전 수준을 되찾았던 물량이 다시 줄었습니다.[1]
예멘의 후티 반군은 10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국제공항을 공격했고, 이번 주에도 사우디아라비아를 거듭 공격했습니다.[1] 13일에는 다란에 있는 석유 회사 아람코의 행정 건물이 공격받았습니다.[1] 미국에서는 허리케인 이사이아스로 멕시코만 연안의 원유 생산이 멈춰 9일까지 한 주 동안 원유 재고가 크게 줄었습니다.[1]
2. 경유값이 백악관을 움직였다
미국 경유 소매가 주간 평균 (갤런당 달러)
미국 경유 소매가는 1년 전 갤런당 3.665달러였습니다.[9] 9월 21일에는 6.529달러까지 뛰었고 10월 12일에도 6.179달러로 높은 수준입니다.[9] 경유는 화물차와 농기계, 배를 움직이는 기름이라 값이 오르면 운송비가 늘고 먹거리 값에도 부담이 됩니다. 9월 미국 수입물가도 1년 전보다 8.1% 올라 2022년 7월 이후 가장 크게 뛰었습니다. 그중 연료 수입물가는 34.5% 올랐습니다.[18]
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[10] 트럼프 정부는 경유값을 낮추는 조치를 잇달아 내놨습니다. 10월 5일에는 행정명령으로 연말까지 생기는 경유 연방세 일부의 납부를 미뤄 줬습니다.[11] 9일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뒤 러시아가 경유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.[12] 같은 날 재무부는 여섯 달 동안 러시아산 경유를 사고팔 수 있게 허가했습니다.[12] 국제에너지기구(IEA) 회원국들도 경유 비축분을 먼저 풀기로 했습니다.[8]
3. 서명한 지 한 달도 안 돼 새로운 제재를 면제했다
그레이엄 법이 정한 추가 관세(10월 16일 면제)
16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그레이엄 법의 관세와 제재를 면제하는 명령에 서명했습니다.[13] 그레이엄 법은 트럼프 대통령이 9월 18일 직접 서명한 러시아·이란 제재법으로, 상원에서 86 대 11로 통과됐습니다.[13][15]
이 법은 러시아산 상품에 500% 관세를 더 매기게 했습니다.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많이 사는 상위 5개 나라, 러시아의 석유 제재 회피를 돕는 상위 5개 나라의 상품에도 100%를 더 물리도록 했습니다.[13] 그림자 선단과 외국 은행에 대한 제재도 담겼습니다.[14] 이번 명령은 이 관세는 모두, 법이 정한 제재는 대부분 면제했습니다. 조치들이 시행되기 직전이었습니다.[10][13] 다만 기존 행정명령에 따른 러시아 제재는 그대로입니다.[13]
면제는 법이 열어 둔 길입니다. 대통령이 미국의 국익에 맞는다는 근거를 의회에 보고하면 제재를 면제할 수 있습니다. 이번 면제는 기한 없이, 대통령이나 국무장관이 추가 조치가 적절하다고 판단할 때까지 이어집니다.[13] 루비오 국무장관은 60일 동안 영향을 따져 보려는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.[15][16]
4. 러시아산 경유를 약속받아도 유가는 올랐다
WTI 선물 정산가 (배럴당 달러)
올리는 힘
- 호르무즈 해협 선박 공격
- 러시아 정유소 피격
내리는 힘
- 러시아산 경유 공급 약속
결과: WTI 선물 정산가 10월 9일 91.85달러 → 10월 16일 101.41달러, 10.4% 오름
러시아가 경유를 공급하기로 한 뒤에도 기름값은 올랐습니다. WTI는 9일 91.85달러에서 16일 101.41달러로 한 주 새 10.4% 뛰었습니다.[1][6] 새로운 제재를 면제하는 명령은 그 주 마지막 날인 16일에 나와, 면제 뒤 시세는 아직 없습니다.[13]
러시아 쪽 불안도 가시지 않았습니다. 백악관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기름값을 낮추려고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정유소 공격을 멈추라고 압박해 왔습니다.[16] 우크라이나는 잠시 따랐지만 15일 러시아 랴잔 정유소를 다시 공격했습니다.[16][17]
반발도 거셉니다.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결정이 '잘못된 것 같다'며 '분명히 러시아만 돕는다'고 했습니다.[10] 공화당의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'무책임하기 그지없다'고 비판했습니다.[14][15] 틸리스 의원은 에너지값을 낮추려면 이란 문제부터 풀라고도 했습니다.[15]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'나라에도 세계에도 좋은 결정'이라고 맞섰습니다.[15]
앞으로 지켜볼 숫자는 둘입니다.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가 전쟁 전 수준을 되찾는지, 러시아산 경유가 들어온 뒤 6.179달러인 미국 경유값이 얼마나 내려가는지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