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. 반도체지수, 8거래일 연속 하락을 끊었다
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종가 (포인트)
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0월 19일 1.61% 오른 11,316.34에 거래를 마쳤습니다.[1] 10월 7일부터 10월 16일까지 8거래일 연속 내리며 15.7% 떨어진 뒤 9거래일 만에 반등했습니다.[1] 로이터는 이번 연속 하락이 2008년 10월 이후 가장 길었다고 전했습니다.[2]
반등은 그동안 너무 많이 떨어진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. 로젠블랫 증권의 마이클 제임스는 '주말 동안 나쁜 일이 없었을 뿐 달라진 것은 없지만, 투자 심리가 너무 나빠져 반등할 때가 됐다'고 말했습니다.[2] 다만, 시장이 '위험에서 벗어나려면 아직 멀었다'고 덧붙였습니다.[2]
2. 월가가 AI 종목의 투자의견을 올렸다
10월 19일 종가 등락률(전일 대비)
같은 날 월가는 AI 종목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렸습니다. 모건스탠리는 아마존을 가장 선호하는 종목으로 꼽고 목표주가를 335달러에서 350달러로 올렸습니다.[3] 아마존의 클라우드 매출이 2027년 47% 늘 것으로 전망을 높인 것이 근거입니다.[3] 아마존 주가는 4.98% 올랐습니다.[4]
번스타인은 데이터독의 투자의견을 올리며, 대형 AI 연구소들의 기업용 AI 사용량이 직전 분기보다 적어도 50% 늘었다는 자료를 근거로 들었습니다.[5] 데이터독은 5.36% 올랐습니다.[4] JP모건은 인텔의 투자의견을 '비중 축소'에서 '중립'으로 올렸고, 인텔은 2.43% 올랐습니다.[6][4] 같은 날 앤트로픽이 엔스케일과 약 450억 달러 규모의 새 AI 연산 계약을 협상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습니다.[7]
코어위브는 달랐습니다. 골드만삭스가 투자의견을 '중립'에서 '매수'로 올렸지만 목표주가는 139달러에서 106달러로 낮췄습니다.[8] 주가는 장중 52주 최저가까지 밀린 끝에 0.44% 내린 61.12달러로 마감했습니다.[9][4] 위의 네 종목 가운데 주가가 내린 곳은 코어위브뿐입니다.
조정이 끝나 간다는 진단도 나왔습니다.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고객 메모에서 증시 일부에서 몇 달째 이어진 조정이 끝나 가고 있다며, 빠르게 정리되든 11월까지 천천히 내리든 그때가 위험을 피할 때가 아니라 늘릴 때라고 밝혔습니다.[10]
3. AI 투자가 돈을 벌지에는 의문이 남았다
- AI 인프라 투자 약 1조 달러2026년 한 해 예상치
- 필요한 매출 8.5조 달러2030년까지 계획된 투자 전체와 금융비용을 갚고 12% 수익을 내려면
- 예상 매출 3.6조 달러 이하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에 돌아갈 몫
- 3.5조 달러 넘게 손상 위험기대만큼 못 벌면 장부상 가치를 깎아야 한다
반등에도 경고는 이어졌습니다. 가트너는 10월 14일, AI 기업들이 지금 속도로 투자를 이어 가면 2030년 말까지 3.5조 달러가 넘는 AI 인프라 지출이 장부상 가치를 깎아야 할 위험에 놓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.[11] 2030년까지 계획된 투자 전체와 금융비용을 갚고 12%의 수익을 내려면 8.5조 달러의 매출이 필요한데, AI 데이터센터에 돌아갈 매출은 3.6조 달러를 넘지 못한다는 계산입니다.[11]
가트너는 2030년까지 네오클라우드의 80% 이상이 독립 기업으로 남지 못할 것으로 봤습니다.[11] 가트너의 수석 예측가 존 러브록은 10월 19일 CNBC 인터뷰에서 '지금은 수요보다 연산 능력이 더 많다'며, 네오클라우드가 한꺼번에 문을 닫기보다 인수·합병으로 정리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.[12]
S&P 글로벌도 10월 19일 세계 최대 기술기업들이 지금 드러난 것보다 많은 AI 관련 부채를 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습니다.[13] 이 회사는 아마존·마이크로소프트·알파벳·오라클·메타·스페이스X 등 미국 6대 하이퍼스케일러가 2025~2030년 데이터센터와 AI에 7조 달러 넘게 쓸 것으로 봤습니다.[13] 다만 지금 신용등급을 바꿔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습니다.[13]
4. 주식은 반등했지만 채권 시장은 아직 경계한다
코어위브 주가 종가
올리는 힘
- 골드만삭스 '매수' 상향
- AI주 반등
내리는 힘
- 채권 수익률 15% 안팎
- 부실 신호 수준의 CDS
결과: 코어위브 주가 종가 10월 16일 61.39달러 → 10월 19일 61.12달러, 0.4% 내림
돈을 빌려주는 쪽은 아직 경계를 풀지 않았습니다. 코어위브의 2032년 만기 채권 수익률은 10월 19일 14.9%로, 지난주 15%를 넘었던 데서 조금 내려오는 데 그쳤습니다.[9]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연 10.8% 안팎으로, 보통 부실 신호로 보는 연 10%를 넘었습니다.[9] CNBC는 이날 시장을 '주식 투자자는 AI 급락을 털고 가려 하지만 채권 투자자는 그렇지 않다'고 정리했습니다.[9]
AI 기업이 돈을 빌리는 비용도 높아졌습니다.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구글의 AI 칩을 확보하려고 약 600억 달러를 조달하면서, 후순위 채권 180억 달러 가운데 90억 달러를 맡을 블랙스톤에 표면금리 10%를 제시했습니다.[14] 발행 할인과 수수료까지 치면 수익률은 10%를 넘습니다.[14] 비슷한 신용등급의 회사가 공모 채권 시장에서 내는 금리는 약 7%이고, 앤트로픽이 넉 달 전 비슷한 방식으로 돈을 빌릴 때는 8.5%였습니다.[14] 물론 아직 확정되지는 않은 제안입니다.[14]
한편, 이런 움직임을 반기는 시각도 있습니다. 에드 야데니는 10월 17일, 채권 투자자들이 AI 업계로 가는 돈을 잘 가려내고 있다며 빌리는 비용이 빠르게 오르면 AI 거품이 터지지 않고 서서히 빠질 것이라고 봤습니다.[15]
5. 원화 가치, 2년여 만에 가장 높아졌다
원/달러 환율 종가 (원)
한국 경제는 이 흐름에 깊이 이어져 있습니다. 9월 반도체 수출은 603억 달러로 1년 전보다 262.8% 늘어, 단일 품목으로는 처음으로 600억 달러를 넘었습니다.[16] 같은 달 전체 수출 1,209억 달러의 절반 가까이가 반도체였고, 메모리 수요가 그 증가를 이끌었습니다.[16]
원화 값도 크게 올랐습니다. 원/달러 환율은 10월 19일 1,330.3원에 거래를 마쳐 2024년 10월 2일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.[17][18] 7월 2일 1,555.8원보다 14.5% 내린 것으로, 달러에 견준 원화 값이 올랐다는 뜻입니다.[17] 반도체 수출 호조로 1~8월 경상수지 흑자가 2,79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4배가 된 것이 배경으로 꼽힙니다.[18]
한국 증시는 미국보다 먼저 반등했습니다. 코스피는 10월 19일 장 초반 3.2% 떨어졌다가 1.76% 오른 5,768.01로 마감했고, 삼성전자도 1.16% 올랐습니다.[19][20]
부담도 있습니다. 코어위브 같은 네오클라우드의 자금 조달이 위축되면 GPU 구매와 서버 증설이 늦어져 HBM과 서버용 D램 수요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.[21] 다만 코어위브가 반도체 주문을 취소했다고 볼 근거는 없습니다.[21] 한국 반도체 수출의 앞날은 AI 기업들의 자금 사정과도 이어져 있습니다.[21]
앞으로 지켜볼 것은 세 가지입니다. 코어위브 채권 수익률이 15% 아래에서 안정되는지, 앤트로픽이 남은 후순위 채권 90억 달러를 몇 %의 금리로 파는지, 10월 반도체 수출이 9월의 기세를 이어 가는지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