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. 반도체지수, 6월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
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종가 (포인트)
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0월 22일 6.72% 내린 10,731.98에 거래를 마쳤습니다.[1] 하루 낙폭으로는 6월 23일 이후 가장 컸고, 장중에는 7% 넘게 밀리기도 했습니다.[1] 10월 19일 9거래일 만에 반등한 뒤 되찾은 몫도 하루 만에 사라져, 반등 직전인 10월 16일 종가 11,137.29보다 낮아졌습니다.[1]
기술주 전반이 흔들렸습니다. 나스닥 종합지수는 2.60% 내려 6월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고, S&P 500 지수도 1.21% 내렸습니다.[3][2] 반도체 장비 회사 램리서치는 실적 발표 뒤 11.76% 급락했고, AMD와 인텔도 각각 8.10%, 8.04% 떨어졌습니다.[3][4]
2. 메타의 지출 약정과 새 주식이 불안을 키웠다
- 지출 약정 약 8,250억 달러7월에는 거의 7,000억 달러
- 자금 조달 추진 '예상한다'7월 보고서는 '추진할 수도 있다'
- CDS 프리미엄 사상 최고부도 위험을 더 크게 본다는 뜻
- 메타 주가 −6.98%7월 30일 이후 최대 낙폭
불씨는 메타였습니다. 메타가 10월 22일 낸 3분기 보고서를 보면, 9월 말 기준 취소할 수 없는 계약상 약정은 4,545.2억 달러로 6월 말 3,493.1억 달러보다 크게 늘었습니다.[5][6] 아직 시작하지 않은 데이터센터·에너지 설비 등의 리스도 약 3,557.3억 달러에 이릅니다.[5] 블룸버그는 이 둘에 조건부 클라우드 구매 의무까지 더하면 약 8,250억 달러로, 7월의 거의 7,000억 달러에서 불어났다고 계산했습니다.[7]
자금 조달 표현도 달라졌습니다. 7월 보고서는 때때로 부채나 주식 등으로 추가 자본 조달을 '추진할 수도 있다'고 했지만, 이번 보고서는 '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'고 썼습니다.[6][5] 의결권 없는 C종 보통주 신설도 주주 승인을 마쳐 2027년 1월 19일 효력이 생길 예정입니다.[8] 다만, 수전 리 최고재무책임자는 실적 발표 통화에서 '지금 발표할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없다'고 말했습니다.[9]
시장은 바로 반응했습니다. 메타 주가는 6.98% 내린 648.85달러로 마감해 7월 30일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고[3], 메타의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사상 최고로 올랐습니다.[10] 로이터는 돈을 빌리는 비용이 오르면서 메타 같은 회사가 다음 투자 자금을 주식 발행으로 마련할 것이라는 게 월가의 예상이라고 전했습니다.[4]
3. 젠슨 황은 '자본이 부족하다'고 했다
코어위브 주가 종가
올리는 힘
- '자금 문제는 풀릴 것'
- JP모건 '매도 한계 가까울 수도'
내리는 힘
- '자본이 부족하다'
- BofA '200억 달러 조달 필요'
결과: 코어위브 주가 종가 10월 21일 61.82달러 → 10월 22일 55.60달러, 10.1% 내림
자금 걱정을 다시 키운 것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말이었습니다. 그는 10월 22일 독일 베를린에서 CNBC와 만나 네오클라우드의 수요는 상상 이상이지만 '자본이 부족하다, 자본 수요가 공급보다 훨씬 크다'고 말했습니다.[11] 웰스파고 트레이더들은 이 발언이 신용시장에 위험을 더 떠안을 여유가 없다는 걱정을 되살렸다고 봤습니다.[2]
네오클라우드가 받는 압박도 커졌습니다. 코어위브는 10.06% 내린 55.60달러로 마감했고, 네비우스는 씨티에서 35억 달러 신용한도를 새로 받았다고 발표한 날에도 7.23% 내렸습니다.[3][4] BofA는 코어위브가 고객과 맺은 약정을 지키려면 200억 달러를 조달해야 할 것으로 봤습니다.[4]
자금 조달 우려가 지나치다는 반론도 있습니다. 젠슨 황은 그 문제가 풀릴 것이라며, 엔비디아의 연산 자원을 돈을 빌릴 수 있는 자산으로 만들겠다고 했습니다.[11][12] JP모건은 전 세계 상장 기술기업이 올해 설비투자보다 약 4,000억 달러 많은 현금흐름을 낼 것으로 추정하고, 재무구조가 튼튼한 하이퍼스케일러가 네오클라우드의 몫을 흡수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.[13] 블랙스톤의 존 그레이 사장도 코어위브가 '길을 찾아낼 것'이라고 말했습니다.[14]
4. 헤지펀드는 하락에 걸었고, 돈은 국채로 몰렸다
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(%)
헤지펀드는 하락 쪽에 크게 걸었습니다. 블룸버그가 전한 골드만삭스 자료에 따르면 10월 헤지펀드의 공매도는 매수보다 약 5배 많았고, 공매도 레버리지는 최근 5년 가운데 거의 가장 높은 99번째 백분위였습니다.[15]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 '숏스퀴즈 위험 경보?'라는 물음을 달았습니다.[15] 증시가 반등하면 공매도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서둘러 되사면서 오름폭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.
돈은 안전한 곳으로 옮겨 갔습니다.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0월 21일 5.13%에서 10월 22일 4.96%로 0.17%p 내려 9월 22일 이후 가장 낮아졌습니다.[16] 같은 날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다시 공격할 계획이라는 보도에 브렌트유가 4% 올라 배럴당 113.17달러가 되었습니다.[2] 운용사 세이지 어드바이저리의 토머스 우라노는 로이터에, 에너지·물가 걱정과 국채로 피하려는 수요의 싸움에서 최근 한 주 동안은 국채 쪽이 이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.[17] 애플은 AI 지출 걱정을 피할 곳으로 꼽히며 이날 1.23% 올랐고, 올해 28% 올라 S&P 500 지수 상승률 12%에 가장 크게 기여했습니다.[3][18]
한편,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최고경영자는 우크라이나·러시아 전쟁과 이란 전쟁, 높은 물가·금리가 시장을 누르고 있다고 짚고, 전쟁 부담이 걷히면 에너지 가격이 크게 내릴 수 있다며 '2027년은 놀라운 해가 될 것'이라고 말했습니다.[19]
5. 한국 반도체주에 밤사이 압력이 더해졌다
10월 22일 메모리·한국 관련 종목 등락률(미국 종가, 전일 대비)
한국 반도체주는 미국보다 먼저 흔들렸습니다. 10월 22일 코스피는 3.52% 내린 5,533.77로 마감했고, 삼성전자는 4.03%, SK하이닉스는 5.49% 떨어졌습니다.[20][21] 연합뉴스는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 매물과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 종료,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의구심, 중동 사태 우려가 겹쳤다고 전했습니다.[20]
그날 밤 미국에서 압력이 더해졌습니다. 미국 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 ADR은 8.07% 내린 131.69달러, 마이크론은 6.26% 내린 856.49달러로 마감했습니다.[22]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인 EWY도 4.98% 떨어졌고, 10월 23일 새벽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2.64% 내린 채 끝났습니다.[22][23] 다만, SK하이닉스 ADR은 미국 쪽 매수가 몰린 데다 본주를 ADR로 바꿀 수 있는 한도가 이미 차 가격 차이를 좁히기 어려워, 10월 21일 본주보다 46.8% 비싸게 거래되었습니다.[24]
증권가는 하락 출발을 예상하면서도 낙폭에는 신중했습니다.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미국 기술주 하락이 국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지만, 한국 증시가 AI 투자 불안과 외국인 수급 부담을 이미 상당 부분 반영했다고 봤습니다.[25]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도 메타발 악재가 전날 국내 증시에 먼저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, 장 초반 매물을 소화한 뒤 낙폭을 만회하는 흐름을 예상했습니다.[26]
반도체가 한국 증시와 수출에서 차지하는 몫도 큽니다.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0월 20일 코스피 시가총액의 46.46%를 차지했고[27], 10월 1~20일 수출에서 반도체는 275.2억 달러로 전체의 44.7%였습니다.[28]
앞으로 지켜볼 것은 세 가지입니다. 한국 증시가 밤사이 더해진 압력을 얼마나 반영하는지, 메타 같은 대형 기술기업이 불어난 약정에 필요한 돈을 어떻게 조달하는지, 그리고 쌓인 공매도가 숏스퀴즈로 이어지는지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