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. 반도체지수, 2.82% 올랐지만 고점까지는 멀다
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종가 (포인트)
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0월 26일 2.82% 오른 11,083.47에 거래를 마쳤습니다.[1] 마이크론이 2.98%, 엔비디아가 2.39% 오르는 등 반도체주가 함께 올랐고, 나스닥 종합지수와 S&P 500 지수도 각각 0.82%, 0.70% 올랐습니다.[2][3]
계기는 앤트로픽의 상장 신청이었습니다. CNBC는 앤트로픽의 상장 신청이 AI 투자 열기를 되살려 반도체주가 올랐다고 전했습니다.[3] 같은 날 메타가 밝힌 950억 달러 주식 발행 계획과 주말에 나온 스페이스X의 400억 달러 자금 조달 소식도 투자 심리를 거들었습니다.[3]
다만, 반도체지수는 아직 6월 22일 기록한 올해 최고치 14,634.72보다 24.27% 낮고, 10월 들어서만 12.24% 내렸습니다.[1] CNBC는 반도체주가 여전히 약세장에 있다고 짚었습니다.[3]
2. 앤트로픽, 상반기 매출이 1,300% 늘었다
앤트로픽 분기 매출 (백만 달러)
앤트로픽 분기 매출연산·인프라 비용
클로드를 만드는 앤트로픽은 10월 2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(SEC)에 상장 신청서(S-1)를 냈습니다.[4] 나스닥에 종목 기호 'ANT'로 상장할 계획이지만, 공모할 주식 수와 가격은 아직 비워 두었습니다.[4]
매출은 가파르게 늘었습니다. 상반기 매출은 162.9억 달러로 1년 전 11.6억 달러보다 1,300% 늘었습니다.[4] 2분기 연산·인프라 비용도 1년 전보다 300% 늘었지만 매출이 그보다 빨리 불어나, 2026년 1분기부터는 매출이 비용을 앞질렀습니다.[4]
손실도 줄었습니다. 상반기 영업손실은 6.9억 달러로 1년 전 21.4억 달러에서 줄었고, 2분기에는 9.7억 달러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.[4] 주식보상비용 등을 뺀 조정 영업이익은 16.2억 달러 흑자로 돌아섰고, 영업활동현금흐름도 39.3억 달러 플러스가 되었습니다.[4]
하지만 순손실은 807.5억 달러로 1년 전 129.7억 달러보다 크게 불었습니다.[4] 회사 가치가 오르면서 주로 전환사채의 공정가치가 커져 생긴 손실 723.9억 달러와, 주로 전환사채 매입 약정의 공정가치를 처음 잡고 다시 평가하면서 생긴 기타 영업외손실 87.6억 달러가 겹쳤기 때문입니다.[4] 두 손실은 현금이 나가지 않아 현금흐름표에서 거의 그대로 다시 더해집니다.[4]
기업가치는 신청서에 없습니다. 5월 비공개 투자 때는 9,650억 달러였습니다.[5] 로이터는 10월 15일, 하루 전 투자자의 날에 참석한 투자자들이 앞서 거론되던 약 2조 달러보다 낮은 약 1.5조 달러를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.[6] 이 자리에서 앤트로픽은 3분기 매출이 전 분기보다 45% 늘어난 168억 달러라고 알렸지만, 성장 속도가 느려진 데 실망한 투자자도 있었다고 합니다.[6] 포춘은 앤트로픽이 추수감사절 주간 상장을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.[7]
3. 매출의 48%가 클라우드 회사의 장터를 거쳤다
아마존·구글·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장터를 거친 매출 비중
앤트로픽은 클라우드 회사들에 크게 기대고 있습니다. 상반기 매출의 약 48%가 아마존·구글·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장터를 거쳐 들어왔고, 이 비중은 2023년 11%에서 해마다 커졌습니다.[4] 신청서는 이 회사들이 앤트로픽의 경쟁사이기도 해 이해가 부딪칠 수 있다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적었습니다.[4]
연산을 사기로 맺은 약정도 큽니다. 구글과는 2033년까지 약 1,145억 달러, 아마존과는 2036년까지 1,100억 달러를 최소한 쓰기로 했고, 마이크로소프트와도 449억 달러 이상의 약정을 맺었습니다.[4] 브로드컴과는 AI 칩 TPU를 쓰는 장비를 5년 동안 빌리는 약 1,612억 달러 규모의 금융리스를, 스페이스X의 AI 자회사와는 2029년까지 최대 1,205억 달러의 엔비디아 GPU 연산 계약을 맺었습니다.[4] 약정 합계 칸은 신청서에 비어 있습니다.[4]
공급사들은 돈줄이기도 합니다. 구글·아마존·브로드컴은 합계 770억 달러 한도로 앤트로픽의 전환사채를 사기로 약정했고, 그 가운데 브로드컴 몫 420억 달러는 브로드컴 장비의 리스 임차료를 대기 위한 것입니다.[4]
정부와의 분쟁도 걸려 있습니다. 2월 27일 미국 전쟁부(국방부)가 두 법에 근거해 앤트로픽을 국가안보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한 뒤 소송이 이어졌고, 9월 25일 항소법원이 2 대 1로 그 가운데 연방조달 공급망보안법에 따른 지정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자 앤트로픽은 다시 심리해 달라고 신청했습니다.[4] 신청서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적었습니다.[4]
4. 메타와 스페이스X도 AI 투자 자금 마련에 나섰다
10월 26일 종가 등락률(전일 대비)
메타는 10월 26일 AI 투자에 쓸 950억 달러를 주식으로 모으겠다고 밝혔습니다.[8] 먼저 보통주 225억 달러와 정해진 날 보통주로 바뀌는 우선주 125억 달러로 약 350억 달러를 모으고, 나머지 600억 달러는 2027년 1분기 이후 의결권 없는 C종 주식을 시장에서 조금씩 팔아 마련할 계획입니다.[8][9] 600억 달러 쪽은 아직 계약 전입니다.[8]
엔비디아·AMD·브로드컴은 보통주 공모에서 합계 최대 50억 달러어치를 사겠다는 뜻을 각자 밝혔지만, 구속력 있는 약속은 아닙니다.[8][9] 수전 리 최고재무책임자가 10월 21일 실적 발표 통화에서 '지금 발표할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없다'고 밝힌 지 닷새 만입니다.[10] 메타 주가는 이날 1.88% 내렸습니다.[2]
스페이스X도 GPU를 들여올 돈 마련에 나섰습니다.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10월 25일 X에 스페이스X가 GPU를 사려고 400억 달러의 부채 조달을 마쳤다고 썼습니다.[3] 다만, 스페이스X가 10월 26일 낸 공시로는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운용하는 법인이 GPU 장비를 사서 빌려주는 약 400억 달러 규모의 금융리스를 맺기로 한 약정서에 서명한 단계입니다.[12] 조건이 맞으면 연말 전에 마무리되고, 2027년 상반기 장비가 들어오면서 리스가 시작될 예정입니다.[12]
머스크는 이어 AI 데이터센터와 상관없는 매출이 크지 않은 회사는 부채 시장에서 돈을 구하기가 거의 막혔다며, 네오클라우드 200여 곳이 '구피 수준의 죽음'과 통폐합을 맞을 것이라고 했습니다.[11] 이 말에 네비우스·코어위브 주가는 장 시작 전 거래에서 4% 넘게 빠졌고, 코어위브는 1.76% 오른 채 마감했지만 네비우스는 3.45% 내렸습니다.[3][2]
신중론도 이어졌습니다. 토르스텐 슬록 아폴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월 24일 분석에서 기술 기업 밖의 미국 기업들은 AI 투자로 '재무적 성과가 0'이었다며, 'AI 이야기는 매그니피센트 7이 아니라 S&P 500의 나머지 493개 기업에서 판가름 난다'고 했습니다.[3]
5. 한국 반도체주에 밤사이 반등 기대가 실렸다
10월 26일 메모리·한국 관련 종목 등락률(미국 종가, 전일 대비)
한국 반도체주는 미국 반등보다 먼저 거래를 마쳤습니다. 10월 26일 코스피는 1.46% 내린 5,469.47로 4월 6일 이후 가장 낮았고, 삼성전자는 1.16%, SK하이닉스는 0.16% 내렸습니다.[13][14] 연합뉴스는 유가 상승과 미국 금리 결정을 앞둔 관망 심리를 이유로 들었습니다.[13] 두 회사는 10월 23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의 47.94%를 차지합니다.[17]
그날 밤 미국에서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. 미국 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 ADR은 4.09% 오른 142.62달러로 마감했고,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인 EWY도 0.97% 올랐습니다.[15] 10월 27일 새벽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2.63% 오른 채 끝났습니다.[16]
앤트로픽의 신청서에도 한국 반도체 회사가 나옵니다. 신청서는 AI 칩에 쓰는 고성능 메모리를 주로 SK하이닉스·삼성전자·마이크론이 만든다며, 대형 고객이나 경쟁사가 생산능력을 먼저 잡아 두면 공급이 모자랄 수 있다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적었습니다.[4]
증권가는 반등 시도를 예상했습니다.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앤트로픽 상장 신청서가 불러온 미국 AI·반도체주 투자심리 호전과 국제유가 진정에 힘입어 국내 증시가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봤습니다.[16]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상무는 앤트로픽의 빠른 매출 성장이 반도체 수요의 지속성을 뒷받침한다면서도, 상장 뒤 주가의 향방이 중요하다고 짚었습니다.[16]
앞으로 지켜볼 것은 세 가지입니다. 10월 28일과 29일 실적을 내는 SK하이닉스·삼성전자가 메모리 수요를 어떻게 내다보는지, 10월 28~29일(미국 시각) 실적을 내는 마이크로소프트·알파벳·아마존이 설비투자를 얼마나 늘리는지, 그리고 앤트로픽이 정할 공모 가격과 기업가치입니다.[18][19][20]